"엄마, 나는……"
나는 오랜 세월 가슴으로 만지고 또 만졌던 말을 어머니께 했다.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서도, 내 맘이 편하자고 하는 말도 아니었다. 그건 그냥 내가 믿는 그대로를 전해드린 거였다.
"응? 뭐라고?"
어머니가 상체를 바싹 기울였다. 옆에선 아버지가 어머니의 어깨를 붙들고 있었다. 나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지만 더듬더듬 힘주어 입을 뗐다. 하지만 어머니에겐 여전히 잘 전달되지 않는 듯했다. 그때 내가 가까스로 전하려 한 말은 이랬다.
"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, 그 사랑을 알아보는 기준이 있어요."
어머니의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.
"그건 그 사람이 도망치려 한다는 거예요."
"……"
"엄마, 나는…… 엄마가 나한테서 도망치려했다는 걸 알아서, 그 사랑이 진짜인 걸 알아요."
"……"
"엄마, 나는…… 엄마가 나한테서 도망치려했다는 걸 알아서, 그 사랑이 진짜인 걸 알아요."
태그 : 김애란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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